#13 인지부조화와 저출산

# 최근 슈카의 영상을 보다가 흥미로운 내용을 하나 발견했다. ‘나는 사업을 해도 잘 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한국사람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실제 창업을 실행에 옮기는 비율은 한참 저조하다는 것인데..

# 이를 해석하자면, 한국 사람은 일반적으로 겉으로는 "겸손"해 보이지만 실제로 다른 사람, 직업, 방법에 대해서 쉽게 생각하고 / 실제로 실험 해보지 않은 자기자신의 역량은 심각하게 과대평가 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일까?

# 이러한 의식의 원인을 굳이 찾아보자면.. 문화적으로 육아 과정에서 부모가 과잉된 자아를 만들어주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다.

# 이전에 잠깐 목동에 들를 일이 있었는데 거기 카페에 수십명의 학부모들이 모두 자신의 애가 명문대에 갈거라는 얘기를 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과학적 확률로 봤을 때는 그게 말이 되나 싶냐만은..

# 초딩 때 자신은 포항공대를 갈거라던 친구가 있었고 대부분 고등학생들은 자기가 최소 SKY는 갈 줄 알고 있으니 이게 다 어디서 배운 거인진 안 봐도 뻔하겠지? 물론 목표를 높이 잡는건 좋은 일이지만, 만약 그 목표가 이뤄지지 못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부족해보인다.

# 예전에 매우 존경하시던 분께서, 인스타그램에서 갓생사는 본인의 모습에 취해 멋진 사진과 멋있는 글귀 올리는 사람들은 다 어릴 때 부모한테 가스라이팅 당해서 고생하고 있는거라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여기에도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 최근 출산율이 박살나고 한국인이 멸종위기에 처했는데 나는 그 원인 중 하나를 이 과잉된 자아와 현실의 간극에서 본다.

# 어릴 때부터 성공과 비교에 시달린 사람들이
"나는 이렇게 살 사람이 아닌데.."
생각하고 그 간극이 해소될 때까지, 즉 내 이상에 맞는 준비가 될 때까지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것이다.

# 하지만 그런 시기는 잘 오지 않기 때문에 자포자기 할 때까지 이 교착상태가 유지되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가? 두 가지 단어가 어떨까?

# 먼저 본인에겐 ’뭐 어쩌라고‘라는 단어가 적절해보인다. 세상이 내 이상대로 안 이루어져도 가볍게 넘길 수 있다. 인생 좀 늦어지면 뭐 어떤가? 취업 좀 늦어져도 어때? 옆 사람이 뭐라고 간섭해도 ‘어쩔티비’라고 넘기는 태도가 중요해보인다.

# 그리고 친한 친구 내지는 가족에게는 ’괜찮아‘라는 단어가 적절해보인다. 30살에 1억 못 모아도 괜찮아, 번듯한 신혼집 없어도 괜찮아, 명문대 못 가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