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유튜버 논란

A. 언론은 유명인을 두 번 써먹는다. 한 번은 띄워주어, 한 번은 추락시켜...

신문방송이 나를 지나치게 띄워준다는 생각이 들면 곧 추락할 때를 대비하라. 띄워줄 때도, 추락시킬 때도 뉴스 트래픽은 폭발하니까...

B. 인터넷은 비례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 공간- MBC 직원 1700여명이 뼈 빠지게 일해 하루 버는 돈과, 어린이 유튜브 방송 보람 TV가 하루 버는 돈이 똑같이 1억 4천만원이라는 뉴스가 큰 화제가 되었다.

이미 최상위 유튜버는 웬만한 연예인 이상의 수익을 거두며 수백만 구독자를 대상으로 (웬만한 언론사 이상의)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곤 한다. 그러니까 인터넷은 이익을 봤을 때 전통적인 비례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 곳-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경찰, 검찰 등 권력기관, 대기업, 언론사 등에 우리 사회가 큰 책임을 묻는 것은, 기존 체제에서는 주로 이들이 권력과 이권을 누리고, 잘못을 저질 경우 합당한 사회적 추궁이 따른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기 때문.

그러나 평범한 개인도 유튜브, 또는 소셜미디어로 MBC 맞먹는 영향력과 막대한 부를 누릴 수 있다면. MBC 수준의 사회적 잣대를 개인 유튜버에도 적용해야하는가? 아니면, 유튜버도 데뷔하기 전에는 윤리 교육을 받아야 영상을 올릴 수 있게 법이라도 만들어야하는가-

'미래에는 누구나 15분간 유명해질 수 있다' - Andy warhol

코흘리개 꼬맹이도, UDT 출신 대원도 어느 순간 유명해져 하루 수억을 만질 수도 있는, 공인과 사인의 경계가 사라져버린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우린 얼마나 큰 사회적 잣대를 개개인에게 들이댈 수 있을 것인가?

나도 모르겠다- 사이버 스페이스가 탄생한지 근 30년이 넘었지만 이 공간은 아직도 무법천지다.

C. 유명해지자 과거 이력이 발목을 잡는 순간은 너무나 빨리 찾아온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개인의 이력을 추적하고 공개하기란 너무나 쉽다. 법보다 도덕사회인 우리는 과거의 잘잘못으로 대상을 끌어내리는데 주저치 않는다.

정도의 차이겠지만 누구나 실수나 잘못을 하고살며 이불 차고 싶은 과거 정도야 한 둘은 있기 마련이다. 유명하단 이유로 인생을 송두리째 복습하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가

최근 생겨난 '부캐릭터'는 이미지나 정체성을 리셋하기에 좋아보인다. 대표적 인물은 피지컬 갤러리의 김계란.. 성실하고 젠틀하며 탁월한 피지컬 능력과 운동관련 지식이 많은 UDT 출신의 남성. 이것이 김계란의 이미지와 정체성이다.

대개 자아를 드러내지 않으면 유명해지기에 한계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김계란은 복면 그 자체로 유명해졌고 CF까지 찍는데 성공한다. 처음엔 그의 정체를 궁금해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그냥 있는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듯 보인다.

이제 그는 영상에서의 실수가 아니면 공격받고 추궁받을 일이 없다. 그의 사생활은 보호받고 있다. 자유롭게 다닐 수도 있고 아무나 만날 수 있으며, 술자리의 실수나 막말로 대중들에게 추궁받을 일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시작부터 현명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연예인이 공인이냐 아니냐하는 고전적 논쟁에서 벗어나, 결과론적으로 한국 사회에서 유명하다면 누구나 공인일 수 밖에 없다. 도덕적 완결성, 이력의 순수성을 강요 받으며 그로 인해 시계열로 탈락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 유명해진다는 것은 너무나 피로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