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의료와 사회 : 결국은,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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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어떻게 한국 사회의 의료 불평등을 줄일 수 있을까? - 청년의사

# 역시 서울대의대생은 나같은 지잡대생이랑 생각하는 수준이 다르구나. 하여튼 의료 불평등이라는 주제를 가진 이 글은, 의료와 사회가 서로 영향을 주는, 하나의 유기체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시사한다. 사회가 올바른 기능을 하기 위해 안정된 의료 시스템을 필요로 하듯이, 의료도 올바른 기능을 하기 위해 안정된 사회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 건강의 불평등함은 비단 한국에서만 발생하는 일이 아니며 또 역사적으로도 오래되었기에, 지금의 상황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AP 통신과 로이터 통신은 4월 7일 일리노이주의 흑인 비중은 14.6%에 불과하지만 코로나 환자의 30%, 사망자의 40%가 흑인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위스콘신주의 밀워키 카운티는 흑인 인구가 28%지만 사망자 비중으로는 73%에 이른다

# 쿠팡의 감염사례에서도, 우리의 편안한 택배생활을 위해 코로나 최전선에서 싸운 이들이 누군지 선명하게 드러난다. 유한계급이 이태원에서 룰루랄라 바이러스 퍼뜨리고 있는 동안, 마스크도 제대로 못 쓰는 열악한 환경에서 우리가 일용할 양식을 배달한 사람들이다. 이런 의료 불평등, 건강 불평등은 감염병이라는 특수한 사태를 겪으며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일 뿐 이미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fact였다. 다만, 계층에 따라 전파력이 달라지는 것이 아닌 감염병은 우리나라, 더 나아가 전 세계 인구 공동의 적이니까.. 빌 게이츠가 코로나 백신은 공공재로 다뤄져야한다고 주장했듯이 말이다.

# 글쓴이는 코로나 19 사태는 자연발생적이지만, 우리가 대처해야할 상황은 사회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물론 백신과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의학적, 과학적 대응도 중요하다. 하지만 사회의 취약하고 불안한 곳들을 살피고,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위생의식을 함양하는 등의 사회 체질 개선 역시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사회적인 고민 없이 뛰어난 의료진과 발전된 의료 기술을 갖춘들, 사회가 올바른 기능을 하며 뒷받침해주지 않는 이상 아무 소용 없으니까...

# 이는 비단 코로나 사태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영상에서 보듯, 이국종 교수님은 사회 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신다. 응급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1) 헬기가 그 곳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2) 헬기가 연료를 쉽게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하고, 3) 헬기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 등의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는 등의 것들 말이다. 이러한 요소들 각각이 의학과 직접적으로 관련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것들은 목숨이 위험한 환자를 살리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들이며 & 또 이러한 제도와 환경 없이는 아무리 뛰어난 의료진이 있어도, 의료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소용이 없다.

# 개개인의 능력치를 훨씬 앞서나가는 시스템의 힘.. 우린 이미, 코로나 사태로부터 '올바른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깨닫지 않았었나?(뭐, 다들 아직 부족하다고는 하지만.) 병원의 감염병 관리 시스템, GPS와 CCTV, 신용카드를 이용한 동선 분석 등.. 하다못해 국민 한 명 한 명이 마스크를 제대로 쓰며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조차 국가 전체의 방역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방역수칙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발생하고 모든 사람들이 그를 올바르게 지킨다면, 그것이 결국에는 환경이자 시스템이 되니까..

# 세상에는 의료물자도 많고 훌륭한 의료진도 많지만, 그들이 올바르게 기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올바른 사회제도와 시스템이다. 이것이 없다면 뛰어난 의료진이 백명 천명이 온들 별 의미가 없다. 이것이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망 구축과 응급환자 이송 등의 구조적 개혁이 직접적으로 의학과는 무관해보이는 영역일지라도, 그러한 사회적인 영역조차 사람을 살리기 위해선 없어서 안 되기에 : 궁극적으로는 의학의 영역이라 불릴 수 있는 이유이다.

# 방식이야 어떻든, 둘 다 결국 사람을 향한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