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강 기념 이것저것

”어떤 의사가 되고 싶어?“

# 수학과를 가려다 고3 막판에 진로를 바꿔 치대에 진학했다. 어디서 그랬는데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여야 한다고. 단순히 '치과의사'라는 명사적 꿈보다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직업인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음을 느낀다. 치대에 진학한 후 지금까지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아직 제대로는 못 찾은 것 같다만..

#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가족 모두가 이용하는 치과가 있다. 원장님 한 분이 시지에서 10년 넘게 꾸준히 진료하시는 의원이다. 다른 동네로 이사간 지금도, 40분 넘게 버스를 타면서 굳이 그 치과를 간다.

# 우리 아버지께선 원장님을 얼마나 칭찬하시는지. 잇몸이 아프셔서 원장님을 찾아가니 별 치료 없이도 아픔이 순식간에 사라졌다나 뭐라나. 나도 어머니 손에 이끌려 와 처음 치료를 받았던 초등학생때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그 치과만 애용한다. 내가 만약 치대에 가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또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아마 내 아이도 그 치과에 보냈을게다.

# 우리 가족과 그 병원이 오랫동안 쌓은 유대감이 인상깊었다. 아기 때부터 성인 때까지, 어쩌면 3대가 진료를 받을 수 있었던 곳, 10년을 넘게 가던 치과니 이젠 원장님의 목소리도, 직원들의 얼굴도 다 익숙하다. 아파서 치료 받으러 가는 곳 뿐만이 아니라, 초등학교때부터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 쭉 나를 지켜봐주신 큰 어른 같은 느낌.. 그 편안한 분위기가 좋아서, 나도 저런 지역사회 주치의가 되어야지!라는 생각으로 본과에 진입했다.

"어떤 의사가 되고 싶어?"

# 꾸준히 지역사회 곁을 지키는 사랑방 같은 곳, 지역 주민들을 오랫동안 지켜본 어른(내지는 친구) 같은 존재, 환자를 가장 잘 아는 주치의, 그들 가장 가까이서 이것저것 질환들을 살펴주는 의사...

# 이것저것 생각이 많지만.. 일단 졸업부터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