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게 무엇을 팔 것인가?

"너는 지금 스티커를 사는거니 빵을 사는거니?"

샤니는 너무나 잘 알았다. 아이들이 어디에 지갑을 여는지를.. 빵을 사면 스티커를 주니까, 이젠 스티커를 위해 빵을 사는 기현상이 발생한다. 심지어 스티커만 챙기고 빵은 버리기까지 하니..

아이들에겐 스티커가 중요한거지, 빵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던거다. 이 현상을 본 컨설턴트들은 아마 이렇게 조언했을거다.

'앞으로 당신들은 빵회사가 아니라, 스티커 회사라고 생각하십시오.’

그 조언을 충실히 받아들인 샤니는 수많은 캐릭터빵을 양산해낸다. 디지몬 빵, 케로로 빵, 원피스 빵, 카카오프렌즈 빵, 라인프렌즈 빵 등등.. 샤니는 스티커를 위해 모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빵을 파는 셈이다.

맥도날드를 비롯한 햄버거 매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맥세트를 사면 장난감을 주니, 아이들은 장난감에 꽂혀버린거다. 맥도널드에 가자고 졸라서 데려갔더니, 정작 맥너겟에는 입도 대지 않는다.

‘그런건 아버지나 많이 드세요.. 우리에겐 장난감이 더 중요하니까!’

맥도널드는 표면적으로 햄버거를 팔아서 돈을 벌고 있는 것 같지만, 정작 사람들을 끌어오는건 햄버거가 아니라 장난감이었던거다. 전문가들은 고객이 어디에 지갑을 여는지 잘 아니까.. 이런 식으로 표면 비즈니스와 본질 비즈니스 사이 괴리가 있는 모습은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영화관은 표면적으로 영화를 팔아 돈을 버는 것 같지만, 사실 영화관은 팝콘 파는 데이트 산업이다.

영화관을 영화만 보러 갔다면, 넷플릭스, TV에 밀려
진작 망했어야했다. 영화관은 나들이를 나온 가족, 데이트를 나온 커플이 향하는 일종의 문화공간이다. 이왕 나온 김에 근처 식당에서 저녁식사도 하고, 입도 심심하겠다, 영화보는 기분도 좀 내보고자 팝콘이랑 콜라도 같이 사서 들어가고..

티켓값보다 비싼 팝콘값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말이다. 짐작해보건데, 영화관의 주 수입원은 티켓값이 아니라 팝콘값일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영화관은 우리에게 티켓을 파는게 아니라 팝콘을 파는 것이다.

2020년 코로나 이후 PC방에서 음식을 만들어파는
비율이 확연히 늘었다고 한다. 이런 사례도 영화관의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했을 확률이 높다.

그러니까 영화관과 PC방의 표면비즈니스는 유동인구를 창출하는 역할일 뿐이고, 이렇게 표면적인 사업을 위해 모여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팔아먹는 신아이템이, 오히려 본사업의 적자를 메워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유동인구는 사업의 성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좋은 목자리가 이래서 중요하다.

검색포털 네이버와 구글은 서버 증설에 수백만불의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우리에게 돈 한 푼 받지 않는다. 우리의 개인정보를 이용한 맞춤형 광고를 노출할 뿐이다.
소비자에게 표면적으로 검색라는 서비스를 내세우지만, 주 수익은 광고업체로부터 받아낸다.

다시 말해.. 네이버와 구글은 정보를 파는 게 아니라, 네티즌을 팔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공짜라고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 돈 대신 당신의 개인정보를 간접지불하고 있는 거니까!

이렇게 본 사업보다는 유동인구 그 자체에서 수익창출기회가 생기는 경우는 인터넷 세계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네이버와 구글은 검색품질향상에 수백만불을 투자한다. 좋은 검색품질은 더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고, 트래픽이 많으면 많을수록 광고주들은 더 많은 돈을 내려고 할테니까.

인터넷 세계에서 유동인구는 이론상 무한대니까... 이 무한대 유동인구에서 창출할 수 있는 수익원리는 무궁무진할것이다. 그것이 쿠팡과 배달의 민족이 적자를 감수하면서 일단 몸집을 키우고 보는 이유이다.

본 사업 적자는 중요한게 아니고... 우릴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물어봐야지.. 즉, 유동인구를 먼저 확보하고 수익화 모델을 찾는 건 그 다음 단계.

이것을 3C중 고객(Customer)의 재정의라고 부른다.